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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24년 마무리[GameDevTalk] 2024. 11. 17. 16:39
작년 스타트업에서의 임금체불에 민사 소송 실업급여 신청과 이직, 이사 등등
올 한해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거 같습니다. 이제 24년도 한 달 조금 더 남았는데요.
개인적으로 올해 있었던 큰 일들을 정리해보는 포스팅을 작성하려고 합니다.
1월 스타트 업 퇴사, 임금체불, 권고사직
23년 불황과 함께 회사의 자금 이슈로 임금체불이 발생 결국 저희팀 전원 권고사직을 요청하여 순차적으로 퇴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스타트업으로 오게 되면서 어느 정도 각오했던 상황인데 실제로 닥치니까 몸과 마음 모두 병들게 되었습니다.
당시 2~3개월 정도 체불되었는데 월급은 한 달 밀리면 무조건 나가야된다고 팀원들과 떠들었으나 막상 일부 금액을 분할 지급하고 미수금만 받으면 정상화 된다는 대표의 말에 결국 3개월치가 체불될 때까지 있게 되었습니다.
팀원들과 논의하여 곧 1년을 채워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인원도 있었고 각자 사정도 있었기에 퇴사 날짜를 조정하였고 저도 1월경 퇴사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실업급여를 신청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봐야 했습니다. 저는 프로젝트의 미련이 남아 개인적으로 회사들에 연락하여 프로젝트 투자를 받기 위해 미팅을 하기도 했었습니다만 역시 업계의 추운 시황에서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건강도 나빠지고 한 껏 다운되어 며칠동안은 앓아 누워있기만 했습니다.
물론 1년도 다 못채웠고 패기롭게 N사를 때려치고 나와 역시나 대감집이 좋았다고 생각도 들었으나 이 스타트업에서의 기간 쌓았던 경험치는 이전 회사에 있었을 때와는 차원이 달랐고 제 시야가 크게 열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언리얼 엔진 활용과 AI등과 같은 기술 연구 그리고 프로듀싱을 하면서 인력 계획과 더 높은 레벨에서의 의사 결정과 전략적 판단 등은 계속 있었으면 할 수 없는 경험일 것입니다.
2월 이직
지인의 추천으로 이직에 성공! 운 좋게 PD의 직함을 유지하면서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대기업으로 돌아오니 신세계 입니다. 스타트업에서의 열악한 환경에 익숙해져있다가 각종 복지를 받게 되니 눈의 휘둥그레집니다.
임금체불은 우선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이후 담당 근로감독관이 배정되면 팀원들과 함께 증빙 서류를 내고 진술을 위해 출석하게 됩니다. (대표도 옴) 여기서 합의를 할 것인지 고소할 것인지 등을 묻는데 빠르게 사건 종결을 위해 형사 소송 취하 각서를 쓰라고 합니다. 저는 쓰지 않았는데 알고보니 저보다 먼저 왔던 팀원들은 많이 썼었고 대표가 같은 자리에 있으니 눈치가 보였다고 합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온다면 굳이 합의 안하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취하 각서를 쓰지 않으면 자동으로 형사 고소가 진행되고 여기에 민사를 같이 걸면 됩니다.
체불임금은 국가에서 우선 배상해주는 대지급금 제도를 활용하여 월급과 퇴직금 합쳐서 최대 1000만원까지 보상 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고 급여는 700만원 까지므로 이 이상 밀리지 않도록 하면 좋을 거 같습니다.
저와 몇몇 팀원분들은 대지급금으로도 부족하여 결국 민사소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3월 ~ 6월 이사 준비
문제는 제가 24년에 청약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는데 임금체불이 발생하면서 이 계획이 매우 힘들어졌습니다. 잔금도 치뤄야하고 각종 취득세다 뭐다 돈 들어갈 일이 많은데 체불로 돈이 더 부족하게 되어서 당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도 이직을 잘 해서 다시 월급을 받기 시작하니 N사 퇴사시 모아두었던 퇴직금과 기타 영혼을 끌어모아 조금씩 틀어막고 대출 할부 난무해서 지금은 하우스푸어 수준이지만 버티고 있습니다.
이사 전 챙겨야 할 사항도 많고 사전전검, 입주청소, 가전, 가구 구매 등 임금체불에 이어 2차 스트레스가 폭발하는 시기였습니다.
7월 이사
드디어 이사! 나만의 공간이 생겼습니다. 본가에서 혼자 나왔는데 뭐 이리 짐이 많은지...
그래도 어찌저찌 꾸미고 살고 있습니다. 최대한 미니멀리즘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중
장식장도 최소한으로만 전시해두고 컬렉션 정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제 건프라 같은 건 만들 시간도 없으니 장터에 내놓고 미소녀 피규어도 크게 관심이 없어져서 처분을 고려하고 있습니다만... 잘 안팔립니다.
집들이를 연타로 진행하면서 약간의 숙취 이슈 발생
8월 게임스컴 출장
맡은 직무 상 해외 업체들과 미팅을 많이 하고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 첫 출장이 게임스컴 출장! 제 인생 최초로 유럽땅을 밟아 보게 됩니다. 독일 쾰른 엄청난 규모의 행사장 정말 많이 걷고 또 미팅에서 주로 얘기를 해야되다보니 엄청 떠들고 하니 기간 내내 지쳐서 뻗게 되었습니다. (통역사 분도 고생하심...)
B2B관에 주로 있느라 구경을 제대로 해보진 못했지만 시간 날때 마다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사람이 정말 많았고 굿즈 판매 섹션도 규모가 차원이 달랐습니다.
독일 음식은 짜고 한국인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행가면 현지 음식 잘 먹는 편인데 동행하신 분들이 어려워 하셔서 한 번 먹고 독일식은 끝. 으르신들을 위해 제가 알아본 중국 식당이 입맛에 잘 맞아서 두 번이나 갔습니다. 역시 해외 음식이 입에 맞지 않다면 중국 식당을 찾으면 됩니다. 재밌는 건 요새 한식당도 많이 생기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도 한 군데 갔었는데 의외로 비슷하고 한국인 직원분도 계셨고 그럴싸 했습니다.
이직하고 제일 좋은 경험음 이렇게 해외 업체들을 만나고 협업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내 게임 업체에서 쉽게 하기 어려운 경험이고 저도 콘솔이나 패키지 게임을 주로 만드는 글로벌 업체들의 업무 프로세스에 관심이 많았기에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10월 일본 오사카 여행
어느 정도 상황이 안정되고 너무 정신없이 보낸 거 같아 휴가를 다녀옵니다.
일본은 여러번 다녀왔지만 오사카는 가본적이 없어서 이번에는 오사카를 다녀왔습니다. 유니버셜은 표가 매진되고 닌텐도 월드도 제가 갈때 오픈이라 매진이어서 결국 도톤보리, 우메다, 교토 구경하고 왔습니다. 호텔을 특가로 가서 5성 호텔을 저렴하게 다녀왔네요. 오히려 호텔에서의 경치가 좋아서 스카이트리는 안 가도 되었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쇼핑을 많이는 못했지만 레어템도 구하고 좋았습니다.
11월 지스타
N사에 있을 때는 지스타 한 번도 안갔었는데 현 회사는 복지가 좋아서 지스타 관람 시 지원이 잘 나와 거진 10년만에 부산 방문했습니다. 친구랑 다녀왔는데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지스타 이제 체력이 안되어 체험은 안 했지만 분위기와 코스프레 하신 분들 사진도 찍고 재밌었습니다.
친구는 처음에는 지치고 요즘 유행하는 게임을 잘 몰라 별 관심없는 듯 했는데 매력적인 코스플레이어 분들을 보고 활력을 얻었습니다.
24년을 마무리하며
이제 24년도도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사다난했던 24년 임금체불에 권고사직에서 이직과 이사 출장 등 인생사 새옹지마인 거 같습니다. 이 포스팅을 보실 분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으나 항상 자신의 가치를 성장 시키고 유지하면 기회는 또 오는 거 같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보는 것이 결국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온 거 같습니다.
여러분도 24년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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