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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발 일지2: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게 된 이유 2
    [GameDesign] 2023. 10. 7. 00:05

    참고: 2편은 좀 더 쉽게 설명드리기 위해 하다체를 사용합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라이브 서비스를 하며, 쳇바퀴 같은 나날을 보내던 내게 친구를 통해 믿을 수 없는 소식이 들어왔다.

    '지인이 스타트 업을 운용하는데 새로운 프로젝트로 콘솔 플랫폼 격투 게임을 만들려고 하고 이 프로젝트를 맡아 줄 PD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개한 사람이 바로 나였다.

    오랜 기간 격투 게임을 해온 경력과 실제 지역 배틀 팀을 창단하고 운영해 왔던 경력과 대기업에서 10년 이상의 경력과 30여 명 규모의 팀장으로 기획, 아트, 클라, 사운드 파트를 모두 관리하고 다양한 외부 부서 협업 등의 경험이 어필 되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최신 엔진 개발 경력은 전혀 없지만 격투 게임 개발 경력을 가진 관리직은 국내에 거의 없으므로(옛날 권호 정도...) 이보다 적합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스타트업 대표와 면담을 몇 번 하고 난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 분은 본래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언변이 뛰어난 사람은 아니었다.그래도 날 설득하기 위해 세 번이나 찾아왔는데 그럼에도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건실한 회사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있었고 업계 최고의 복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에 생길 수 있는 대출, 결혼, 출산과 같은 이벤트 발생 시 더 이상 회사로 부터 복지를 보장 받을 수 없다. 반대로 스타트업의 장점은 성공 시의 보수였다. 일단 프로젝트가 성공하게 되면 커리어는 물론이며, 높은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제안을 받은 후 많은 사람을 만나 조언을 듣기 시작했다. 그중 한 명이었던 대학 후배는 처음 입사했던 대기업을 나와 스타트 업으로 이직하였었고 현재 또 다른 유명한 대기업으로 이직하여 훌륭한 커리어를 쌓고 있다.

     그 후배는 자신의 실력을 믿었고 현재 직장으로 이직할 때도 자기가 그곳에서 어떤 것을 하고 싶은지 고민했고 그 비전을 관리자와 논의 하여 필요한 요소들을 얻어 내고 증명하여 프로젝트의 중요 관리자가 되었다.

    • Q.나는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일까?
    • Q.내가 가진 장점과 특기는 무엇일까?
    • Q.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 Q.만약 실패하면 어떻게 할까?

    당시 나의 상황

    업무의 만족도는 낮았는데 오래된 게임이라 최신 테크닉은 구경도 할 수 없었고 반복되는 라이브 서비스로 시도할 수 있는 새로운 도전은 개발적인 부분은 없고 사업적인 부분뿐이었다.

    물론 당시 담당하던 게임이 실적이 나쁘지는 않았고, 대우도 매우 좋은 편이었기에 충분히 안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경험했던 지인들은 새로운 도전에 손을 들어주었다.

    내가 업계에서 하고 싶은 것: 더 높은 관리직으로 승진(내가 개발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 최신 플랫폼을 경험할 수 있는 신규 프로젝트를 해보기

     위의 요소들은 당시 직장에서 시도하기 쉽지 않았다. 실장 이상의 직책은 기존의 실장급이 물러나지 않으면 TO가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신규 프로젝트의 경우 당연히 듣보잡 실장에게 맡기지 않고 검증된 사람을 신규 프로젝트의 헤드로 만든다.그리고 그들만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해 볼 수 있다. 팀원으로 이직하는 경우 신규 프로젝트 경험이 없고, 언리얼, 유니티를 활용한 경력도 없는 불청객 기획자A일 뿐이었다.

    때마침 당시 회사에서 자사 IP를 활용하여 외주로 격투 게임을 만들었는데, 그걸 본 나는 너무 아쉬웠었다.
    해당 게임은 좋지 않은 평가를 받으며, 조용히 사그라들고 있었다.

    '나에게 저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줬으면... 여기에서는 저런 걸 만들 기회가 오지 않겠구나...'

    고인물이 되어가던 난 신규프로젝트는 꿈도 꾸지 못했고 자존감은 점점 내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기회를 통해 다양한 지인들과 얘기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했고 위 물음들에 답을 하나씩 찾을 수 있었다.

    다행히 내 인성이 못나지 않았는지 다양한 지인들은 나를 굉장히 좋은 인재로 봐주었었고
    그 중 스타트업을 경험했던 지인들은 하나같이 기회라 말해주었다.

    또한 실패해도 완전 망하는 것도 아니고 더욱 강화된 커리어 경력으로 다시 취업하면 된다는 것!

    그리고 체력이 아직 남아있을 때, 더 늙기 전에 해야 한다는 것!

    • A. 난 충분히 가치있는 존재이며, 실력이 있다. 현재 내 위치가 그것을 증명한다!
    • A. 난 추진력이 좋고 멘탈이 강하며, 빠른 트렌드 파악과 재미요소 분석 그리고 그것들을 응용하는 것이 특기이다!
    • A. 난 내가 주도하여 최신 플랫폼의 게임 개발을 진행하고 싶다!
    • A. 프로젝트가 엎어져 백수가 되어도 금방 다시 취업 할 수 있는 자신이 있다!

    제안을 받고 약 두 달뒤. 나는 이직을 결심했다.

    혼자 스타트업을 차리지 않고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격투 게임, 그것도 최신 엔진을 활용하여 콘솔 플랫폼에 출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직을 위해 실장님과 면담을 했다.처음에는 말리던 그 분도 나의 로망을 실현하는 데 막을 수 없겠구나하며 결국 손을 드셨다. (그래도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느꼈던 것이 실장님이 너무 힘들면 언제든지 돌아오라고 해주셨다.ㅜㅜ)

    이렇게 온실에서 나온 갓 태어난 PD는 위험한 야생으로 첫 발을 내딪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바깥 세상은 위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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