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OL] 게임기획의 기본 원칙 3[GameDevTalk] 2014. 9. 6. 13:36
http://www.leagueoflegends.co.kr/?m=news&cate=devblog&mod=view&schwrd=&p=1&idx=250496&p=1
소환사 여러분,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기획 기본 원칙 개발자 블로그 시리즈의 세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 시간엔 챔피언
담당 리드 개발자 Andrei "Meddler" Van Roon과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의 의미 있는 선택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의미 있는 선택이 중요한 이유
저희가 보기에 의미 있는 선택은 PvP 게임에 깊이를 더해주는 핵심 요소입니다. 게임 판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판단력은 게임의 재미와 실력 향상 과도 직결되며, 저희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플레이어가 그에 맞는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괜찮은 선택지가 여럿 있게 되면 게임이 다양한 방향으로 진행되므로 플레이 경험도 다양해집니다. 최선의 선택 하나만 존재하는 것보다 의미 있는 선택지가 여러 개 있으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기호와 강점에 따라
게임을 이끌어나갈 수 있습니다.
의미 있는 선택이란?
의미 있는 선택이 이뤄지려면 플레이어가 결정을 내렸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거나 예측조차 할 수 없다면 ‘선택’은 사실 무작위로 제비를 뽑은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물론, 플레이어가 모든 세부 사항을 다 파악하거나 닥칠 결과를 정확히 예견해야 한다는 건
아니며 객관적인 정보에 입각해서 결정을 내릴 정도는 돼야 한단 의미입니다.
또한, 선택에 따라 결과도 크게 달라져야 합니다. 직관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선택지 간에 별 차이가 없거나
어떤 선택을 해도 결과는 똑같다면 애초에 선택을 하는 의미가 없어질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할 수 있는 선택이어야 합니다. 선택할 수 있는 전략 세 개가 주어졌는데 이 중 두 개는 반응 속도나 컨트롤 속도 같은
요구 조건 때문에 0.01%의 최상위 플레이어들만 선택할 수 있다면 사실상 선택지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의미 있는 선택의 마지막 조건은 바로 여러 선택지가 주어질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해야 한단 점입니다.
항상 하나의 정답만 있다면 선택이 아니라 문제 풀이가 될 겁니다. 올바른 결정이 하나뿐인 상황도 가끔은
괜찮지만, 한 번 답을 찾으면 다신 풀 필요가 없는 문제로만 이뤄진 게임은 지루해지기 십상입니다.
특히 PvP 게임에선 더욱 그렇습니다.가끔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도 괜찮은 이유
의미 있는 선택은 게임을 풍부하게 만들어주지만 언제나 항상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면, 스킬 공격 맞추기나 어려운 스킬 콤보는 정확한 플레이 방법이 항상 똑같더라도 여전히 많은 플레이어에겐 능력을 시험하고 발휘해볼 좋은 기회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는 좀 다를 수도 있지만, 스토리에 중심을 두는 게임 장르의 경우에는 종종 플롯이나 설정, 인물의 성장을 따라가기 위해 선택의 여지를 두지
않기도 합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엔, 선택지가 하나만 주어지면 게임 전체에 바람직한 영향을
끼치거나 그 하나뿐인 선택이 다른 플레이어에게 의미 있는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선택지가
복수로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가령, 승리하고 싶다면 모든 팀원이 시야 장악에 참여해야만 하지만 이를 어느 정도 필수화한 덕분에 주요 목표물을 둘러싸고 게임이 다채롭게 전개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선택지가 없는 게 더 나은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 예를 들면, 프로 무대에서 여러 맵과 게임 모드로
게임을 나눠서 치르는 것보단 오직 소환사의 협곡에서 경기가 치러지도록 하는 편이 선수들이 더욱 깊이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치열하게 실력을 갈고 닦을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오랫동안
사랑받는, 끝없이 더 높은 수준으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저희의 바람과도
일치합니다. 물론, 다른 맵이나 게임 모드가 재미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하게 되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없지는 않으나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선택
게임 기획에서 의미 있는 선택지를 제시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한 번의 선택 대 꾸준한 선택
간혹 한 번의 선택이 전략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그 후로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결정이 내려지는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이런 선택에 항상 옳고 그른 것이 있는 건 아니지만, 전략적으로 서로 맞지 않는 선택을
한 플레이어 다섯 명이 전략적으로 일관된 선택을 한 상대와 맞서 싸울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o “룰루 같이 보조 능력이 뛰어난 마법사를 고를까, 제드 같은 암살자를 고를까?”
반면 꾸준한 선택은 게임에 조금씩 영향을 주며 판단에 따라 결정을 내릴 때마다 조금씩 승리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여러 번의 선택을 뜻합니다.
o 공격로에 남아 미니언 사냥을 할까? 하단 공격로를 급습할까? 아니면 적의
고대 골렘을 빼앗으러 갈까?
항상 가능한 선택 대 기회가 한정된 선택
항상 할 수 있는 선택은 대부분 효율성과 관련 있습니다. 어떤 한 가지 수를 언제 써야 할지 안다고 해서
게임의 판도를 뒤엎을 순 없지만 여러 가지 전술을 언제 써야 할지, 그 최적의 타이밍을 잘 찾으면
조금씩 승리를 향해 갈 수 있습니다.
o 체력이 거의 차 있는데 물약을 마시고 정글 사냥을 더 효율적으로 할까? 곧 귀환할 거라면
아껴둘까?
기회가 한정된 선택은 특정 상황에서만 가능한 선택을 말하며, 그렇다보니 항상 가능한 선택보다
중요합니다. 역시나 효율성과 관련이 있으며 이런 한정적인 선택을 했을 때 어떤 영향이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유형이기도 합니다.
o 상점에서 지금 있는 골드를 다 쓰는 게 좋을까, 아니면 아껴뒀다가 더 비싼 아이템을 사는 게
나을까? 지금 쓴다면 흡혈의 낫, 장화, 롱소드 중에 뭐가 나을까?
전술적 선택 대 전략적 선택
전술적 선택은 전투 운용 능력과 매 순간의 의사 결정 자체와 관련된 선택을 말합니다.
o 모르가나가 어둠의 속박을 어떤 각도로 시전할까? 어느 쪽으로 피하는 게 나을까? 그냥 가만히
있는 게 나을까?
한편, 전략적 선택이란 경기 진행 속도와 앞으로 주어질 기회를 좌우하는 장기적인 결정과 밀접히 관련된
선택을 뜻합니다.
o 내셔 남작 야영지에 모인 적을 공격해야 할까, 적을 두고 억제기를 무너뜨리러 가야 할까?
지금까지 말씀 드린 예시 중에는 실제로 저희가 리그 오브 레전드에 의미 있는 선택을 제공하기 위해 고려한 것도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앞으로의 방향과 개선할 점
리그 오브 레전드를 기획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선택을 제공하는 게 핵심 목표이지만 저희가 항상 이 목표를 잘 달성해 온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 보니 선택지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는, 개선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들이 여럿 있습니다.
전략
저희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팀의 승리를 향해 가는 길에 선택지가 더욱 폭넓게 펼쳐지길 바랍니다.
승리를 거두는 데 있어 전략에 영향을 끼치는 챔피언 다양성이 아주 결정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주요 목표물 장악이나 팀을 나눠 여러 갈래로 공격로를 압박하는 전술, 우직한 팀 전투, 홀로 있는 적을 전략적으로
암살하는 플레이를 비롯해 승리를 거두는 더 많은 방법이 존재했으면 합니다.챔피언
일부 챔피언 중에는 역할이 지나치게 겹치는 챔피언들도 있어 플레이어가 어떤 스킬 구성을 원하는지보단
어느 챔피언이 더 강력한가를 기준으로 챔피언 선택이 이뤄집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능한 한 이들의 차이점을 강조하려 노력합니다. 예를 들면, 트런들과 잭스 모두 전사이지만 플레이어가 이들을 선택하는 이유는
서로 극명히 다릅니다. 트런들은 팀 전투 개시 능력과 회피 능력, 튼튼한 적을 제압하는 능력이 장점이라면, 잭스는 막대한 피해량과 큰 폭으로 성장하는 공격력, 자동 공격에 의존하는 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능력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문도 박사와 쉬바나는 둘 다 장시간 광역 피해를 입히고 적의 이동 속도를 늦추는 탱커형 근접 딜러로, 역할이 많이 겹칩니다. 이렇게 역할이 겹친다고 해서 좋지 않은 챔피언이라거나 서로 차이가 전혀 없다는 건 아닙니다. 문도 박사는 장시간의 소규모 전투에 강하다면 쉬바나는 팀 전투 개시 능력이 뛰어납니다. 그래도 이 둘을 두고 더 의미 있는 고민을 할 수 있게 만들 여지는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희는 신규든 기존이든
챔피언마다 독특한 플레이 요소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아이템
어떤 역할군은 게임 전반에 걸쳐 괜찮은 아이템 선택지가 여럿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주문력에 중점을 둔
마법사라면 초기에는 여신의 눈물이나 악마의 마법서 같은 아이템을 장착하고 나중에는 존야의 모래시계나 라바돈의 죽음모자를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역할군에는 이만큼 괜찮은 선택지가 다양하게 없는
편입니다. 원거리 딜러는 주로 거의 같은 식으로 아이템을 구성합니다. 그래서 좀 더 개성 있고 흥미로운
선택지를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에 공격력 확보에 주력하는 챔피언을 위한 고급 방어
아이템으로 개선한 피바라기를 들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공격력을 가장 많이 주고 생명력 흡수 효과도 있는 아이템이라 자동 공격이나 스킬을 쓰는 원거리 딜러라면(즉, 모든 원거리 딜러를 의미합니다)
무조건 장착해야 하는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말씀 드린 건 의미 있는 선택을 늘리기 위해 저희가 애쓰고 있는 부분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환사 주문이나 룬, 특성 같은 게임 시스템 요소나 심지어는 공격로 위치도 여기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그 외 플레이어 여러분께서 보시기에 의미 있는 선택이 더 필요한 곳이 있다면 편하게
의견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Andrei "Meddler" Van Roon'[GameDevTalk]'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조는 왜 지금도 트롤일까? (0) 2018.01.23 NDC 2016 모드 개발 사례 연구 '너를 믿는 너를 믿어 네가 믿는 유저를 믿어' (0) 2016.04.30 [영상] 창의력 폭발 Besiege (0) 2015.02.23 오픈월드게임의 기원을 찾아서 (0) 2015.01.24 좋은 협동 게임이란? (0) 2014.06.03